[00:00:00] 내 가 만일 (万一我) - 화나 (FANA)
[00:00:05] 꿈처럼 또 난 그 철없던 날의 근처로 떠나
[00:00:10] 다시 찾을 수 없는데
[00:00:13] 붙잡을 수 없는데
[00:00:15] 닿을 수도 없는데 괜히
[00:00:20] 오늘이 바로 내가 태어난 지 만 번째 날
[00:00:23] 떠나보낸 삶의 자릿수가 다섯 된 날
[00:00:25] 거울 속엔 익숙하리만치 낯선 내가 서있고
[00:00:28] 거의 모든 것은 그대로 있고
[00:00:30] 유달리 변한 건 없는데
[00:00:32] 또 어느 순간 잊고 남겨놓은 그 때 그 시절
[00:00:35] 그 자췰 돌아보면 그 새 나도 많이
[00:00:38] 자라고 바뀌었나봐 지나고나니
[00:00:40] 바로 한치 앞도 알지 못하고 바삐 달려왔지
[00:00:43] 맑던 날씨라도 잠시 안도하니 날벼락이
[00:00:45] 뭐든 갖고 나니 만족 아닌 더 큰 탐욕만이
[00:00:48] 사노라니 과연 삶이란 건 마치 파도타기
[00:00:51] 해가 바뀔 때마다 일어 더 거센 바람이
[00:00:53] 때가 탄 이제야 감히 말할 수 있는 세상살이
[00:00:55] 곧 서른 한때 란 말이 어색한 나이
[00:00:58] 생각하니 조금은 대단하지 벌써 내가 10000日
[00:01:02] 모두 변해가
[00:01:03] 내 물건에 달라붙은 손때가
[00:01:05] 기억 속 내가 자라왔던 동네가
[00:01:08] 갈수록 매달 것이 느는 어깨가
[00:01:10] 평생 함께라던 벗 내 가족
[00:01:13] 뜨겁게 사랑했던 건 언젠가
[00:01:15] 세월의 강에서 만 번째 날
[00:01:18] 불러 내 삶을 그린 노랫말
[00:01:21] 한 해 한 해 위기를 맞던 삶 속 매 순간
[00:01:23] 황폐한 이 길에 그 많던 좌절의 쓴 맛
[00:01:26] 헤아리기를 그만둔 상처의 숫자
[00:01:28] 강해진 건지 아니면 내가 무뎌진 건지 모르겠지만
[00:01:31] 아무튼 모든 게 지난 아픔들
[00:01:33] 아무렇지도 않을 만치 아물었지 까만 흉들
[00:01:36] 한 때 지우려고 발악한 내 치부도
[00:01:38] 이제 삶의 일부분임을 깨닫네
[00:01:40] 실수도 많았고 모자랐고
[00:01:42] 또한 맡고 떠안았던 것 다 차고 도망갔던 못난 밥통
[00:01:46] 막아선 커다란 벽 고작 낙서가 발악의 전부
[00:01:48] 다 밟고 올라가서 곧장 날 떠난 사람의 얼굴
[00:01:52] 그래 내가 만일 죄다 가질 수 없다 해도 괜찮아
[00:01:56] 실패와 상실 죄와 탄식도 내 발자취
[00:01:58] 견뎌내야 할 일
[00:02:00] 또 벌써 내가 10000日
[00:02:02] 모두 변해가
[00:02:03] 내 물건에 달라붙은 손때가
[00:02:06] 기억 속 내가 자라왔던 동네가
[00:02:08] 갈수록 매달 것이 느는 어깨가
[00:02:11] 평생 함께라던 벗 내 가족
[00:02:14] 뜨겁게 사랑했던 건 언젠가
[00:02:16] 세월의 강에서 만 번째 날
[00:02:19] 불러 내 삶을 그린 노랫말
[00:02:21] 반쪽 같아 익숙하던 막역한 사이들도
[00:02:24] 사소한 차이로 곧 완전한 타인
[00:02:26] 때론 완전한 타인들이다가도 가까이
[00:02:29] 묘한 것 같아 인연의 장난과 섭리
[00:02:31] 만남과 정리 칼날 같던
[00:02:34] 이기와 잘난 자존심들이 잘라가버린
[00:02:36] 옛 사랑과 벗이 새삼 까닭 없이 왜 그리운 건지
[00:02:40] 기억에 드리운 먼지
[00:02:41] 어느덧 흰머리와 주름 덮이신 부모님
[00:02:44] 울 아버지 울 엄니에게 난 그저 비싼 퉁명이
[00:02:47] 늘 정신 차리고 보면 한 걸음씩 늦었지
[00:02:49] 그 어딜 둘러치건 다른 구멍이 뚫렸지
[00:02:52] 죄가 많지
[00:02:53] 되바라진 내가 안지 못했던 게
[00:02:55] 다 날 짓누르고서야 깨달았지
[00:02:57] 못내 사라진 옛 사람이 조금 그리워지는 오늘
[00:03:00] 벌써 내가 10000日
[00:03:03] 시간의 돛단배를 타고 난 꽤나 머나먼 항해를 떠나네
[00:03:07] 찾을 수 없는데
[00:03:09] 붙잡을 수도 없는데
[00:03:13] 시간의 돛단배를 타고 난 꽤나 머나먼 항해를 떠나네
[00:03:17] 닿을 수도 없는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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